●다른 포만감 #리터 배우 박지영의 인터뷰를 읽는 당신 – 인생의 또래

 

오늘은 Littor 28호에 실렸던 배우 박지영 씨의 인터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배우 박지영이 30년 동안 한 배역은 모두 내 삶을 살아요. 소설 속 인물처럼 이야깃거리가 많은 인물을,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을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배우 박지영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인터뷰 : 허윤선 얼루어 피처 디렉터

인생의 포만감

사전 인터뷰로 다양했던 구 씨의 책들이 등장해서 오늘 만남이 더 기대됐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남편이 저에게 감옥에서 온 사색을 선물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남편이 독서광이고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가져온 거라곤 몸과 책밖에 없었거든요.(웃음) 집에 책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읽게 됐어요. 선별해 놓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좋은 책으로 독서를 시작할 수 있었던 거죠. 점점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오쿠다 히데오 같은 재미있는 책을 좋아했습니다. 그 후 무라카미 하루키도 읽고 다자이 오사무도 읽고 내 취향을 알았습니다. 나는 책을 늦게 마주 하고 필독 도서 같은 것을 읽어야 할 듯 합니다. 그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많이 봤어요.

리터에서 만난 많은 인터뷰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고 인간 실격에 대해 얘기했죠. 이책이대중앞에서일하는직업을가진사람들에게사랑받는이유는무엇일까요?문학은결국남의삶을통해나를반성하는것이아닐까생각해요. 저는 그런 책이 좋아요. 인간 실격을 보면서 그 사람의 말투가 저도 언젠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책 내용보다는 말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인간은 자기 반성을 하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학이 힘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내 앞의 삶 같은 작품도 남의 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얘기가 돼요.

인간 실격의 요체는 인간을 두려워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대요. 대중을 두려워하면서도 대중이 필요한 연예인의 마음이 담겨있나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내 기분이 우울하지만 웃겨야 해. 이런 질감은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인간 실격 후에 유다의 삶에 대해서 다시 쓰잖아요. 이 사람이 도대체 그 시대의 예술을 그렇게 묘사하고 있는지.천재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쓴 글에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감동하는 것이 기분 나쁠 정도. 실은 저,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처음 보았습니다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배우의 자아가 개입이 되나요?컷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는 책을 좋아합니다. 레이몬드 커버의 단편들이 그래요. 책을 읽다 보면 공간이 보입니다. 책의 매력 중 하나가 나만의 공간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을 때 실망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좋아합니다 제가 그런 역할을 맡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오만과 편견’도 되게 좋아해요 인물들이 모두 살아있습니다. 토지도 그렇죠. 제가 땅 살 때 감독님이 ‘봉순이’랑 ‘임이네’ 중에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당연히 저는 임이라고 했죠

다시 한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군요. 책도 작품도 품위 있는 게 좋아요. 지금은 ‘오만’이나 ‘편견’ 같은 단어도 잘 안 쓰잖아요 인간 ‘실격’이란 누가 그 자격을 줘서 실격시킬까요? ‘거미여자의 키스’도 제목만으로도 너무 좋잖아요 결국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 오래 남았거든요 빨간머리 앤을 보세요. 어렸을 때는 마리라 아주머니의 마음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알게 됐어요. 어린 왕자는 10년에 한 번씩 읽는데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어렸을 때는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경험에서 포만감을 느끼며 책을 읽습니다. 책을 한창 샀을 때는 괜히 부자가 된 느낌이었어요. 읽지 않아도 저에게 가득 뭐가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날 남편이 책을 팔자고 했을 때는 또 추리의 재미가 있었습니다.어떤 기준으로 남기셨는지요?다시 읽을 수 있는 책 좋은 책은 잘 간직하겠습니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그래요 책도 표지만 바꾸고 다시 나오니까 같은 책을 두 번 산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중고책 팔려고 줄 서 있는데 옆 사람이 저랑 같은 책을 들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는 그런 세대가 아니라 누군가와 제 경험을 공유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배우 김여진과 친해진 계기도 책이었어요. 그 친구가 하루키를 읽고 있었는데, 제가 그것을 보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거 볼래? 이거 봤어?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고 책에서 시작된 동질감에 훨씬 친해졌습니다.

배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 이미지 때문에 연기하는 역에 한계가 생기기도 해요. 아쉽지 않아요?너무 아쉬웠어요. 시골 처녀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지만, 저는 시골 출신이에요.(웃음) 사실 카리스마도 없이 귀여운 스타일인데 들어오는 배역은 반대 역할만 들어와서 15년 전쯤엔 그게 우울하기도 했어요. 저도 가끔 제가 많이 녹아드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범죄의 여왕 같은 작품이에요. 그리고 나머지는 저도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겁니다.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저다운 걸 하면 제 이미지가 인물에 겹치잖아요 배역이 아니라 배우가 먼저 보이는 거예요.인물,역할에대해서고민을계속해왔네요. 연기를 하고 온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저도 10년 정도밖에 안됐어요. 후배들이 고민을 하고 많이 물어봅니다. 저는 점점 조연이 되어 작은 역할을 맡게 되면서 어느 순간 자유로워졌어요. 그중에서도 누군가 엄마 역할보다는 내 인생이 어떤 역할을 할 때 그래도 잘 선택을 하면서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어떤 특정한 이미지에 갇혔다면 점점 소진되기 때문에 33년을 못했을 겁니다. 금방 지나간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길어요. 오래된 배우 같은 이미지는 주고 싶지 않지만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오래된 사람이에요.

여전히 꿈을 꿔요?지금도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게 제 꿈이에요. 완전히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능력도 필요하고 기간도 필요합니다. 좋은 작품과 좋은 감독, 배우의 삼박자가 다 맞아야 할 것 같아요. 혼자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드네요. 저만 잘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자세한 내용은 리터 28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